2013 박명숙의 춤_ 황금가지,혼자 눈뜨는 아침
일시 - 2013.09.13~2013.09.14
평일 20:00 / 토 18:00/총 70분
장소 -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가격 - 전석 20,000원
문의 - 02-961-0540/ 010-3711-0398
이탈리아의 작은 숲, 디아나(아르테미스)를 모시는
성스러운 네미의 숲 가운데 한 그루의 나무가 서 있다.
그 나무에 기생하여 자라고 있는 ‘황금가지’
사제를 죽여야 한다.
황금가지를 꺽는 자가 숲을 지배한다.
그러나 그도 죽임을 당할 것이다.
현대무용 ‘혼자 눈뜨는 아침’
‘절반의 실패’의 작가 이경자의 동명 장편소설
1993년 초연
여주인공 ‘태경’의 20년 후
“평생 여자 한 명으로는 못살겠니?”
현대무용 “황금가지”는 인류학의 보고라 할 수 있는 프레이저의 ‘황금가지’를 주요 모티브로 그와 연관된 일련의 문명비판 시 엘리엇의 ‘황무지’, 김기림의 ‘기상도’에서 추출된 현대사의 영욕의 풍경들을 파편화된 장면구성과 일상과 비일상,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시적이미지와 춤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현대무용「혼자 눈뜨는 아침」은 ‘절반의 실패’의 작가 이경자의 동명 장편소설의 내용 즉 ‘남성우월주의와 남성중심 사회에서의 일부일처제가 여성의 삶에 끼치는 일상화된 억압의 정서를 주인공 여성이 이성과의 사랑을 통해 헤쳐 나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1993년 초연하여 평단과 관객들의 호평을 받은 바 있다. 2013년에 공연할 새로운 version은 인물의 성격구축, 상황묘사를 설정의 구체화, 일상적인 에피소드와 소도구 활용 등으로 극적 요소를 높이고 관객과의 교감을 극대화한다.
<작품1. 황금가지>
프롤로그 : 탄생, 소멸과 재생에 이르는 우리 삶의 순환성과 희, 비극성을 흙, 공기, 불, 물 등의 오브제와 이미지로 표현.
#1 세상의 아침 : 자연과 문명, 일상과 꿈, 사랑과 증오, 일상과 꿈 등이 서로 충돌하는 오늘의 카오스적 세계를 삶과 죽음, 밤과 낮 등으로 대비된 개념으로 표현.
#2 태풍전야 : 정체성 없는 현대인의 실존의 문제와 소통부재로 인한 인간관계의 부조리 성을 파티, 놀이 등의 유희적인 장면으로 연출
#3: 근대의 풍경 : 변화무쌍한 세상과 욕망의 동요, 그것으로 인한 병리현상, 재난 등을 극적인 장면전개와 비와 바람의 복합적인 상징과 이미지, 입체적인 춤으로 전개
#4 : 죽은 자들의 매장 : 삶과 죽음이 교차하고 이어지는 정화와 재생의 문제를 바람과 비, 물의 이미지로 은유적으로 묘사.
에필로그 : 나무로 상징되는 생명과 시간, 욕망의 변주. 우리 삶의 순환성.
<작품2. 혼자 눈뜨는 아침Ⅱ>
집-태경, 찬수, 여자1
태경, 문고리에 열쇠가 잘 들어가지 않아 한동안 딸그락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문을 열고 들어선다. 남편 찬수가 자리에서 일어선다. 낯선 여자도 벌떡 일어선다. 멀어져가는 남편 찬수의 발소리, 낯선 여자와 함께 떠나는 자동차 소리가 들린다.
횡단보도-태경, 찬수 과거, 현재, 호준
태경,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가 없다.
찬수는 가장 가까운 과거가 되어 등 뒤 쪽에 서 있었다.
찬수, 태경 옆에 눕는다.
태경, 기계처럼 등을 보이고 돌아눕는다.
찬수, 태경처럼 등을 돌리고 누워 잠을 청한다.
남편은 아내에겐 높고 두터운 벽을 쌓았고 아내의 밖을 향해 누워 있다.
고통의 속살-태경, 찬수
주는 것만 받아먹고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대 해내고, 그러면서 남편이 내게 줄 것을 주지 않을까 봐 늘 두려워 그의 눈치를 보고, 그의 비위를 맞춰야 하고, 그는 내게, 무엇을 ‘주고’ 나는 남편에게 ‘받은’ 역할이 사랑이라고 믿는..
수은등-태경
‘내 맘속에서 무엇 하나가 자라고 있다.’
거리에서 공기처럼 가득 찼던 낯선 남자 호준.
태경, 수화기를 힘겹게, 그러나 도발적으로 들어올린다.
나는 떠난다 침묵의 강에서-태경
‘아침이 저런 모습이었던가? 창밖의 끝없는 허공으로 뻗어나간 밝고 투명한 아침. 왜 나는 여태 저런 아침을 만나지 못했지?’
[기획의도]
‘황금가지’는 인간의 삶과 죽음의 순환성, 개인 또는 집단간의 갈등과 투쟁, 끝없는 욕망추구로 인한 인간관계의 황폐화, 생산성 없는 性, 구원 등의 문제를 스냅사진 같은 정지된 이미지와 동적인 춤을 동시에 다발적으로 펼쳐 주제성과 형식미를 제고하고, 프롤로그로 부터 에필로그에 이르기 까지 점진적으로 증폭시켜 하나의 교향악곡처럼 구성한 작품이다.
'혼자 눈뜨는 아침Ⅱ‘가 표방하고 있는 핵심은 흔히 지난 세기가 남성의 수직적 위계구조에 의한 계단식 사고의 시대였다면 수평적 네트워크에 의한 거미집 사고, 21세기는 여성적 사고의 시대라고 말한다. 이는 오랜 동안 가부장적 남성이데오르기가 지배해왔던 우리 사회가 변화하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우리 사회에 잔재해 있는 결혼, 또는 남성 판타지를 역설적으로 반증한 것이기도 하다.
여전히 견고한 남성 이데오르기 구조의 토대에서 다수의 여성들이 주어진 역할을 죽은 듯이 살아내는 동안 한 개인의 인권, 자아는 눈에 띄지 않게 마멸되거나 매장되는 것은 여전하기 때문이다.